(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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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플러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인류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3년여의 장기간에 걸쳐 범지구적으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는 결국 기후변화가 가져온 인류의 재앙임을 세계의 시민들은 깨닫기 시작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팬데믹을 포함하여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만 벌써 여섯 번째다. 

이러한 결과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문명이 지구의 야생(野生)을 대부분 무자비하게 파괴했기 때문이다. 100년 전의 지구 야생이 86%였다면 오늘날에는 22%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야생성이 제거된 지구에서 동물들이 도시화된 곳으로 빠르게 이주함으로써 바이러스는 동물의 몸을 통해 문명 세계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바로 그 과정의 하나임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지구는 1947년 미국 <핵과학자회보>에 의해서 지구종말시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당시 가장 큰 인류의 위협은 ‘핵무기’였다. 그러나 2007년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바로 ‘기후변화’이다. 2020년 1월, 지구종말시계는 23시 58분 20초를 가리켰다. 이는 2018년에 2분가량 남았던 것에 비해서 이젠 100초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는 기후변화라는 말보다는 ‘기후 위기’라 칭하는 것이 그 위급성 측면에서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이 침투되어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만 보아도 2020년 여름, 한반도는 기상 관측 이래 54일간의 최장기 장마를 겪었다. 또한 같은 해 7월, 인천 지역의 수돗물에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되었다. 이는 기온이 올라가 깔따구류 곤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한다. 

지구는 이미 그 전인 2018년 10월에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에서 <지구온난화 1.5도>라는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는 전 세계 15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였다. 그 내용에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구 기온 상승폭 목표치를 섭씨 2도에서 섭씨 1.5도로 낮춰야 하며 2030년까지는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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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겪는 코로나19 팬데믹은 기후 위기가 환경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그 증거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 위기에 경제 위기가 합쳐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란 거대한 태풍의 영향권 안에 있다. 결국 기후 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에 피할 수 없는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 세계의 화두는 온통 탄소중립이다. 지금까지 기후 위기의 주범인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중립을 선언했거나 추진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120여 국가에 이른다. 유럽연합(EU)은 2019년 12월에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청사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선언하였다.

그 핵심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시급성(時急性)은 날로 증대하고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양립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후 위기에 잘 대응함으로써 우리는 지구 생태계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산업계의 지각변동은 이미 ‘RE100’ 캠페인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조달하는 것’이다.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는 RE100 기준에 맞추려면 해외에 수출하는 제품을 생산할 때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미래는 지구 종말을 초래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책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우리 모두 자발적인 ‘기후 시민’이 되어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조차 기후 위기에 따른 정책 ‘RE100’조차 모르고 있는 현실에는 그저 통탄할 뿐이다.

이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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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기후 시민으로서 친환경적인 생산, 포장, 유통을 통해 시장에 나온 제품을 선택하고 나아가 환경을 해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는 돈을 쓰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예컨대 영국에서 시작한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을 보자. 이 캠페인은 슈퍼마켓이나 마트 등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 포장재와 비닐봉지 등을 해당 매장에 돌려주는 방식의 환경 보호 운동이다. 

둘째,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 전기 제품의 사용을 줄이거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사용함으로써 자가용 이용을 자제함은 물론이고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 특히나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규모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기후 시민으로서 관련 정책과 법을 잘 만들고 시행할 사람에게 투표하고 동시에 필요한 법과 정책을 만들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는 소수의 정치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온 시민이 나서야 하는 기후의 정치학이라 할 수 있다. 

넷째, 탄소중립 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여기엔 탄소중립을 향한 정책 집행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피해와 불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감수할 것이 요구된다. 왜냐면 현재 우리가 받는 피해와 불편은 나중에 감당해야 할 심각한 위기에 비해서는 하찮은 이른바 새 발의 피(鳥足之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교육으로 야만인에서 문명인으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 인간은 지구의 일부일 뿐이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그렇다. 이미 익숙하고도 철 지난 구호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다시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살리는 것이 곧 우리가 사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여기엔 기성세대의 실천궁행이 앞서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시하며 살아왔던 상당한 부분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즉,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진정한 동반자(partner)여야 한다는 의식이다. 

이처럼 중요한 생각을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무시하거나 소홀했다. 저성장의 이 시대엔 이러한 사상을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경제도 일자리도 살릴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이 지구 행성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기후 위기에 대한 뼈저린 시민의식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온 인류의 절박함이다. 

북유럽 교육선진국들의 청년들에게 미래에 무엇이 가장 걱정스러운가 물으니 ‘세계의 기후 위기’라 대답한다고 한다. 우리와는 한 차원 다른 진정한 교육의 힘을 느낀다. 이제 ‘기후 악동’ 국가인 우리도 ‘기후 시민’이 되어 더 이상의 지구 종말의 시간을 멈추어야 한다.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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