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교추협에 2018년 박선영 후보 캠프 총괄 책임을 맡은 사람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 인사 7명 중 대부분이 당시에도 주축 역할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19일 오후 6시까지 납득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하면 교추협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

조영달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 기구인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단일화 불참을 시사했다. 

<의문제기 1> 2018년 박선영 캠프 주축 인사들이 교추협에?=조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18년 서울교육감선거 보수후보 단일화 총괄책임을 맡았던 분의 제보라며 교추협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4년 전 박선영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이름도 적시했다. 박성현 전 뉴데일리 주필로 그는 당시 이런선한교육문화운동본부(이선본) 집행위원장이었다. 조 예비후보는 “당시에도 자신이 대표인 ‘이선본’의 선출시스템을 사용해 박선영 후보로 단일화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자신의 선출시스템으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밀어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 교추협 핵심 인사 7명 중 대부분이 4년 전 박선영 후보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박소영 간사조차 2018년 박선영 후보캠프에서 학부모들을 선거에 동원하는 역할 등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의문제기 2> 합의 하에 진행이 되지 않는다?=조영달 예비후보는 교추협의 의사결정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모든 후보의 합의 하에 진행한다기에 서약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구체적으로 단일화 관련 세부 사항을 정함에 있어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경선업무의 선관위 또는 외부 전문기관 위탁을 요구했고 교추협 선출인단 모집의 부당성, 교추협 임원 제공 후보선출 시스템의 문제점, 교추협 제공 경선관리 프로그램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여러 차례 공문을 통해 이런 내용의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교추협 측은 다른 네 후보의 의견을 모아 붙여 보내는 수준의 답변에 그쳤다”며 “교추협이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에 답변을 하지 않아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세부 실행 내용에 대해 아직까지 후보 5인 전원이 합의한 바 없다”며 “네 분 후보가 논의한 사항을 마치 만장일치로 합의된 것처럼 한다. 심지어 의견이 다른 분이 있으면 회유하여 의견일치를 가장하기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 통보 “19일 오후 6시까지 납득할 답변 못 받으면 교추협과 함께 못 해”=조영달 예비후보는 “경선 업무를 왜 선거관리위원회 혹은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냐”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과거 특정 후보 단일화 작업이나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참여했던 분들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교추협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19일 18시까지 납득할 만한 답변이 오지 않으면 더 이상 교추협이 주도하는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교추협이 아닌 다른 기관 등을 통해 후보 단일화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교추협은 몇 개 기관이 만든 하나의 단체다. 나는 이미 교육계 300여 분과 여러 단체들이 지지를 선언, 교육계가 지지하는 유일한 후보”라며 “다시 경선과정을 거치거나 합의 과정 등의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하겠다. 선관위와 같은 기관은 신뢰할 만하다. 자세한 절차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교추협, 반박 기자회견 “답변 계획 없어...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조영달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교추협은 바로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한 후 “조영달 후보에게 행정상, 서류상 답변할 계획 없다”고 밝혀 조영달 예비후보의 이탈은 기정사실화됐다.

박소영 교추협 간사는 “현 교추협 관계자 대부분이 4년 전 한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제보는 허위사실 유포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제보한 분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교추협은 합의제로 간사가 대표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지금까지 단일화 협약식 등 단일화를 추진해온 교추협의 명예를 실추했다. 특히 제가 학부모 동원 역할을 했다는 것은 허위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5명이 합의하에 진행한다는 내용은 확인한 바 없다”며 “오히려 회의 시마다 매번 숙고 후 답변 주겠다고 하고 답변한 적이 없다. 실체적 사실보다 명분 찾기에 급급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8년 선거와 이번 교추협의 관계 의혹 제기에 대한 근거를 밝힐 것도 요구했다.

그는 “2018년 선거에서 (박선영)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참여했던 분들을 밝히고 이번 선출인단과 여론조사 등 단일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 지도 밝히라”며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간사는 “지난 10년 가까이 단일화를 추진해왔던 분들과 기구들이 여기에 모두 모여 있다. 그럼에도 교추협은 최대한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히 관리해 왔다”며 “특정인 행사에 교추협 참여를 권하거나 사회를 맡아 달라는 것도 있었는데 단호하게 행동해 왔다”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된 박성현 이선본 위원장 “사실관계 하나도 맞지 않아”

조영달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교추협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4년 전 박선영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었다며 핵심 멤버로 박성현 당시 이런선한교육문화운동본부(이선본) 집행행위원장을 지목했다.

그러나 박성현 당시 집행위원장은 사실 관계가 전혀 맞지 않다며 특히 총괄 책임을 맡았던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예비후보가 밝힌 제보자인 ‘총괄 책임을 맡았던 분’ 자체가 없다는 것.

박성현 전 위원장은 “당시 박선영 후보로 단일화한 것은 이선본이 아닌 우리교육감(우리감)”이라며 “2500여명의 시민이 선출인단으로 참여해 투표로 진행됐다. 제가 단일화를 한 것처럼 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감은 명확한 반전교조 성향 후보들만의 단일화를 추진했다. 조영달 후보는 반전교조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알려져 곽일천과 박선영 두 후보로 단일화를 추진했다”며 “투표 결과 근소한 차이로 박선영 후보가 선출됐고 곽 후보는 그 결과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후보 단일화 총괄책임을 맡았던 사람은 없다. 최소 2개 단체가 각각 보수후보를 추대하려 움직였고 대표적으로 우리감과 교추본”이라며 “따라서 단일화 총괄 단체도 단일화 총괄 책임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선영, 당시 캠프 총괄본부장은 이동복 전 의원 “하나부터 열 까지 이해할 수 없어”

이날 교추본 기자회견에는 단일화에 참여하는 박선영, 최명복 등이 동석했으며 조전혁 예비후보는 줌으로 참여했다.

박선영 예비후보는 “현재 교추본 대표들을 제대로 모르고 반 이상은 여전히 이름도 알지 못한다”며 “오히려 2018년 선거 캠프에서 나를 돕던 인사가 지금 조영달 예비후보 캠프에서 돕고 있다”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2018년 내 선거 총괄책임자는 이동복 전 의원이었다. 사무국장은 현직 차관급 공무원이라 성함을 밝힐 수 없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최명복, 모든 스케쥴 맞춰줬더니...“네 명은 서약한대로 간다”

최명복 전 의원은 지금까지 다른 후보들 모두 조영달 예비후보에게 일정을 맞춰왔다며 아쉬움을 표한 후 추가 단일화는 없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설날 연휴 서약식, 후보자 간 조찬 모임 등 모든 일정을 조영달 후보에게 맞췄다. 왜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선출인단 비중 40%도 양보했다. 그런데 이중에서 50%를 교육자로 넣자고 또 제안하는 등 협조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표 시스템이 의심스러우면 참관인으로 참여해 끝까지 지켜보면 된다. 업체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공개해 주겠다고까지 하지 않느냐”며 “우리 넷은 끝까지 간다. 추가 단일화는 망상이니 이번 단일화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조전혁, 후보들 의사 결정으로 이뤄져 “의견 제시 없이 시간 끄는 것은 무책임"

줌으로 참여한 조전혁 예비후보는 오히려 조영달 예비후보로 인해 많은 중요 결정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예비후보는 “교추협은 후보간 협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바 없으며 쟁점 사항 모두 후보들 간 협의에 의해 결정했다”며 “오히려 결정 안 내리고 시간을 끌기만 하고 불참하면서 의견 반영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관위 등에 선거사무를 맡기자는 제안에 대해 “선관위 투표 대행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선관위는 더 이상 민간단체 선거를 대행하지 않는다. 선관위에 확인해 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단일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대영 "교육감 하려면 '약속'부터 지켜야, 교육자의 첫 덕목은 '정직' 아닌가"

이날 다른 일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한 이대영 전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은 "교육감을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교육자의 첫 번째 덕목은 ‘정직’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기만이 가장 ‘나쁜교육’이라는 말로 대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이끄는 원로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경균 원로회의 기획위원은 “원로회의는 단일화에 동참하지 않고 이탈하는 것을 잘못된 처신이라고 보고 있다”며 “오늘 일에 대해 이돈희 의장이 굉장히 불쾌감을 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