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과정서 선거인단 오염, 명의 도용 등 문제 제기 계속 돼
"교추협은 불법성 등 문제 사죄 후 단일화 과정 다시 시작하길"

박선영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사진=지성배 기자)
박선영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사진=지성배 기자)

[교육플러스=서혜정 기자]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교육감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출인단 투표를 둘러싸고 일어난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계속 확산하고 있는 것이 이유로 보인다. 

29일 박선영 예비후보는 사퇴서를 통해 “단일화를 깨는 것이 아니라, 저를 내려놓는 것"이라며 “저의 원칙과 법적 신념에 따라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선영 예비후보는 “불법과 부정, 폭력이 난무하는 교육감 선거과정에 더 이상 동의, 참여, 동조할 수 없다”면서 ▲단일화 선출인단 명부의 타 지역민 대거 유입 가능성 제기 ▲100% 여론조사 협상 결렬 ▲서울 현직 교장과 가족, 교육청 장학관 등에 대한 명의도용 등 문제가 불거진 점 등을 예로 들었다.(관련기사 참조)

그러면서 단일화 추진기구인 교추협과 후보들에게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수단과 방법, 과정은 정의로워야 한다.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그것이 좌파와 우파가 다른 점이고, 그래야 우리가 도덕적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불법성과 부정을 치유하고, 국민 앞에 사죄한 뒤 폭력 없는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을 다시 시작하기 바란다”며 “그래야 본선에서 경쟁력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칙없는 불법과정의 승자는 결국 패배할 것"이라며 "당선이 되어도 견디기 힘든, 끊임없는 법적 소송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박 예비후보 사퇴서 전문이다.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사퇴서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신념으로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선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처절하게 망가진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고, 21세기에 걸맞는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큰 희망을 갖고 희망차게 후보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두 달은 불법과 부정,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이었습니다.

1.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교조에 교육감을 뺏기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 여러분의 염원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체감했기에 지난 두 달 내내 단일화 작업에 매진해 왔습니다.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과정이 합법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원칙입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 같은 실질적인 법치주의 위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는 어렵고 힘든 정치체제이자 국가형태입니다.

그러나 단일화를 위한 선출인단 등록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살지 않는 타 지방분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대리투표의 위험성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그에 대한 불법성의 인식도 부족했고, 그 불법성을 제거하거나 치유하기 위한 노력도 없이 선출인단에 의한 투표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확고한 일념으로 노력했으나, 결국은 불법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 양심에 부합하지 않는 일입니다. 

이대로 절차를 강행한다면 설혹 우리가 단일화를 이룬다고 해도 끝없는 고소고발과 정당성 시비문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설명했지만 교추협과 다른 후보들을 설득하지 못 했습니다. 결국엔 어제부터 언론에 문제의 일부분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전교조와 서울교사노조 쪽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고소고발의지를 보였습니다(오마이뉴스 등 보도). 서울의 현직 교장과 그 가족, 교육청의 핵심 장학관들도 명의도용이 되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지적하고 있습니다(에듀플러스 등 보도). 특정 후보의 블로그에는 문제제기와 그에 따른 시비가 길게 붙었습니다. 

심지어는 단일화 기구를 뛰쳐나가 단독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타 후보측으로 등록한 분까지 이번 선출인단으로 들어가 있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런 일에 대해 사과하거나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없습니다. 더욱이 이런 일들이 발생하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교추협은 문제가 법적으로 제기되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며 지금도 투표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2. 개인정보보호법,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

위와 같은 일들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이고, 저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위법성을 제거하거나 치유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은 “어차피 박 후보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터이니 그냥 참고 있으라” 라고도 하십니다. 그러나 잘못인 줄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동조하면 그것은 방조행위입니다. 

우리가 이 정권의 부정선거를 소리 높여 질타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부정선거를 통해 교육감 후보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정당성을 져버리는 일입니다. 다른 선거도 아닌 교육감 선거가 이렇게 불법, 부정, 폭력에 의해 자행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교육감은 깨끗한 후보, 합법적으로 선출된 당당한 후보여야 합니다.

3.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단일화를 깨는 것이 아니라, 저를 내려놓는 ‘사퇴’입니다. 

저 박선영은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후보입니다.

20대의 기자시절부터 교수, 국회의원시절을 비롯해 물망초에 이르기까지 근 40여 년 동안 여러분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평생을 견지해 온 저의 원칙과 법적 신념에 따라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직을 사퇴합니다. 불법과 부정, 폭력이 난무하는 교육감 선거과정에 더 이상 동의, 참여, 동조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단일화를 위한 국민적 열망을 그 누구보다고 잘 알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왔고,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후보직을 사퇴하게 되어 참담한 심정입니다. 

여러분께서 키워주신 박선영, 여러분께서 세워주신 박선영, 여러분 덕분에 준비할 수 있었던 교육감 후보 박선영은 이제 제게 남은 또 다른 소명을 다 하고자 합니다.  

4.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송구합니다.

저는 솔로몬의 심정으로 그만 우리 아이들을 놓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추협과 후보들에게 고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수단과 방법, 과정은 정의로워야 합니다. 합법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좌파와 우리 우파가 다른 점이고, 그래야 우리가 도덕적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불법성과 부정을 치유하고, 국민 앞에 사죄한 뒤 폭력없는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을 다시 시작하십시오. 그래야 본선에서의 경쟁력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살아있는 양심만이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원칙없는 불법과정의 승자는 결국 패배할 것입니다.
당선이 되어도 견디기 힘든, 끊임없는 법적 소송에 시달릴 것입니다. 

이제 저는 다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언제나 그랬듯이 뜨거울 것입니다.
때로는 냉철한 이성으로 쓴 소리도 하겠습니다.
‘못 다 이룬 꿈은 다른 이의 몫이겠지요.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끝으로 저를 위해 단일화에 참여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면서 후원도 아끼지 않으셨던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와 함께 두 달 동안 동거동락했던 선대위원장님들과 후원회장님 등 우리 상상캠프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3. 29. 상상캠프에서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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