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 서울교육감 후보 공고 마감 지난달 28→31→오는 9일로 변경
대학 전현직 전임 이상 교원 중 유초중등교육 1년 이상 경력 요구했으나 '1년 이상' 삭제
창립위원 김영숙·이계성 "나는 모르는 일" 반발, 현직 교장 참여 "정치적 중립 위반" 지적

(이미지=서리본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서리본 홈페이지 캡처)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교육현장 전문가를 서울시교육감으로 추대하겠다며 지난 24일 후보자 공고를 낸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가 후보 추천을 하기도 전에 기구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교육플러스> 취재를 종합하면, 창립 위원 중 일부는 서리본과 관계 없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추천 기간을 2차례 연기하며 자격 기준까지 변경했다. 여기에 현직 교장이 기구 창립위원에 이름을 올려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다.


"7명도 다시 공모하라" 재공고, 유초중등교육 1년 자격 삭제...조영달 측 참여 보장 위해?


서리본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2022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찾습니다’ 공지를 게시했다.

당초 지난달 28일 자정까지 추천받기로 했으나 지난달 31일 자정까지 한 차례 연기했다. 당시 서리본 관계자는 7명이 추천됐으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서류와 면접 등을 통해 오는 5일께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천 기간을 또 연장했다. 서리본 홈페이지 공고에는 추천 기간을 오는 9일 오후 6시까지로 수정돼 있다. 그러면서 당초 피추천인 자격으로 ‘대학 전현직 전임 이상 교원으로서 유초중등교육 1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자의 조건에서 ’1년 이상‘을 삭제했다.

서리본 관계자는 “피추천된 분들의 서류를 보니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공고 기간이 짧아 그렇다고 판단했다”며 “재공고를 통해 다시 한다. 기존에 피추천된 분들도 다시 추천되어야 하며 새로 추천된 분들과 함께 서류 및 면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격에서 ‘1년 이상’을 삭제한 이유에는 “대학에서의 교육경력도 높이 인정하기 위한 취지”라며 “전임교수들의 참여 확대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후보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함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협의회(교추협)에서 이탈한 조영달 예비후보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조영달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이화여고 강사 기간이 1년이지만 방학 제외한 9개월로 표기돼 있다"며 "조 예비후보의 지원 여부 또는 최종 선출인이 확정되면 조건 변경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예비후보 측은 "서리본과의 교감은 없다"며 "재공모가 나와 내부적으로 추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리본은 서류 및 면접 심사와 토론회 등을 거쳐 오는 11일 오후 최종 후보를 선출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나는 동의한 적 없다”...서리본 창립위원 명의 도용 논란


서리본 창립위원으로는 ▲곽영훈 세계시민기구 WCO 대표 ▲권영걸 서울예고 교장 ▲김기민 서울시교육청 공약이행소통평가단 위원 ▲김영숙 전 국회의원 ▲남승희 (사)진로상담협회 부회장 ▲박범덕 21세기미래교육포럼 회장 ▲유종도 전 언주중 교장 ▲이계성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공동대표 ▲이범희 양정고 교장 ▲이정화 서울특별시 비폭력문화학부모연대 공동대표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명희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 특임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교육플러스> 확인 결과 김영숙 전 국회의원과 이계성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공동대표가 자신들은 들은 바도 동의한 바도 없다고 밝혀 논란 중이다.

김영숙 전 의원은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이름 올리는 것에 동의한 적도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으며, 이계성 공동대표는 “이름이 올라간 것을 알고 서리본 측 관계자에게 항의했다. 이름을 빼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중도보수 진영에 단일후보가 선출된 상황이다. 또 다른 기구가 나서 후보를 받는다는 것은 이를 흔들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도보수진영 서울교육감 단일 후보로는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이 지난 1월부터 3개월간의 일정을 끝내고 조전혁 예비후보를 선출한 상황이다.

서리본 관계자는 “당사자와 협의가 끝난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됐다”며 “그분들은 창립위원 명단에서 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행정안전부 캡처)
(이미지=행정안전부 캡처)

현직 교장이 교육감 후보 선출 기구에?...선관위 “정치적 중립 위반" 검토 중


이 단체 창립 위원으로 현직 교장이 두 명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어 정치적 중립 위반 문제도 제기된다.

권영걸 서울예고 교장과 이범희 양정고 교장으로 <교육플러스>가 두 학교에 문의한 결과 이들은 현재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학교 모두 사립이지만 정치적 중립은 공립교원에 준해 적용받는다.  

헌법에서는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공무원법에서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행정학 사전에서는 공무원 인사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해 공무원 신분을 보호함으로써 행정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데 근본 의의가 있다고 설명한다.

서리본은 “서울선거관리위원회에 해석을 요청한 상태”라며 “오늘(4일) 오후쯤 답변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 선관위 답변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플러스>도 서울선관위에 현직 교장이 교육감 선출기구 참여 가능 여부를 질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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