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서울교육감 교추협 단일후보 조전혁, 조영달, 서리본 후보 난립
'조-조' 단일화 어려운데 서리본 가세시 '필패'...'현역 불패' 넘을 후보 필요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교육플러스=서혜정·지성배 기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서울교육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중도보수진영이 이기려면 후보 재단일화 추진이라는 강력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전 장관은 <교육플러스>와의 통화에서 “교추협 추진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계속 있고 실제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현 상황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대로는 중도보수진영이 조희연 교육감을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은 지난달 30일 중도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조전혁 예비후보를 선출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조영달 예비후보가 이탈하고 박선영 예비후보가 사퇴하면서 (직함생략) 이대영, 조전혁, 최명복 세 후보만 완주해 ‘반쪽 단일화’라는 평가가 나왔다.(관련기사 참조) 

여기에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역시 시한폭탄이라는 것. 교육감 선거에 정통한 관계자는 "논란이 사실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는 프레임이 이미 만들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본선에서 계속 꼬리표로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보단일화에 참여했던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도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 상황을 우려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부교육감은 “현재 중도보수진영은 완전한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중도보수 단일후보 탄생의 밀알을 자처했지만 3자, 4자 구도로는 본선에서 필패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교육감 선거지형을 잘 아는 이대영 전 부교육감이 이 같이 우려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 출범이다. 서리본이 교육감 후보 공고를 내면서 중도보수진영은 조전혁(교추협 단일후보), 조영달(교추협 이탈후보), A씨(서리본 선출후보) 등 적어도 3명의 후보난립이 예상된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미 교추협 단일후보가 된 조전혁 예비후보는 재단일화에 소극적이다(관련기사 참조). 재단일화 방법은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으로 볼 때 여론조사 100% 밖에 없지만 조전혁 예비후보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 

조영달 예비후보 역시 4월 중순, 4월말까지 팽팽한 구도로 합의를 못하면 단일화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실제 조영달 예비후보는 2018년에도 박선영 후보의 재단일화 제의를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사무실 임대료, 유세차량 준비, 홍보비, 현수막, 단체 문자 등 이미 비용을 많이 써 15% 선거비용보전을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기호  없는 교육감선거 '박빙 승부'선 악재...군소후보도 3~5% 얻는 '깜깜이' 인정해야 


여기에 서리본 후보까지 가세하면 중도보수 성향의 표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교육감선거가 기호가 없는 선거라는 점도 악재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교육감선거는 정당 선거와 달리 1,2번과 같은 기호가 표기되지 않고 선거구별로 순서를 달리해 표기한다. 

예를 들어 동작 1선거구는 조전혁 후보가 맨 위에 위치할 수 있는 반면 강남 2선거구는 (5명이 나온다면) 맨 마지막인 다섯 번째에 이름이 위치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교육감선거는 개나 소가 나와도 3~5%는 먹고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지방선거는 서울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교육감, 비례정당과 경우에 따라서는 보궐선거까지 7~8장의 투표용지를 부여 받는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선택처럼 정당을 정해 투표하는 이들은 교육감선거 역시 순서대로 맨 위나 두 번째를 찍는 경향이 존재해 누가 나와도 최소 3~5%는 표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처구니없지만 이게 교육감선거 현실이다. 박빙 승부가 될 선거에서 군소후보에게 3~5%를 빼앗길 확률을 안고 가는 것은 그 자체로 리스크다. ‘현직불패’ 교육감 선거에서 군소후보를 제압하는 단일화에 목숨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10%, 15% 득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후보는 어떻게든 끝까지 완주하려고 한다. 15%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100%를 보전 받을 수 있어 중도포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교육감이 되지 못하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맘먹은 후보를 설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혹자는 진보진영도 후보가 3명으로 늘어 피장파장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도를 이미 많이 나간 보수진영과는 상황이 다르다. 보수진영과 달리 진보진영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단일화는 될 것으로 본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현재 구도로 재단일화를 이룰 수 없다면 보수 교육계에서 빠른 시일 내에 제3의 인물이 나서 재단일화를 이끌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추협 조전혁 단일후보와 서리본 선출후보, 조영달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이끌려면 이들을 망라해 한 번 더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제3의 인물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주호 전 장관 차출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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