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 코로나19 등장과 함께 세계적인 비호감의 중국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대국으로 성장한 나라 또한 중국이다. 중국은 우리 역사, 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로 지금도 정치,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국으로 발전해가는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대한민국도 세계적으로 우뚝 서길 바라는 마음에 중국 기행을 시작한다.

백두산 천지.(사진=김현진 교사)
백두산 천지.(사진=김현진 교사)

한국이라면 가슴 뛰게 만드는 곳 '백두산'


백두산!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올라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곳이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어릴 때부터 듣고 손 꼽던 곳이기도 하다. 화산활동을 하던 곳으로 북한에 위치하고 있어 지금은 중국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족들과 한 달에 한번 이상 여행을 다니려 했다. 여름방학 기간에 제주도에서 10일 가까이 보내곤 했는데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가족들과 한라산을 오르면서 백두산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자고 이야기 하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중국에 와 여행을 다니면서는 백두산을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가 있는 다롄에서 밤기차로 꼬박 12시간을 가야하는데 막상 가서도 백두산 꼭대기를 오르거나 올라서도 천지를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삼대가 복이 있어야 천지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보통 가면 인근 지안의 광개토대왕비, 장수왕릉 등 고구려 유적지까지 보고 오는데 가족과 여행을 하기엔 체력적으로 조금은 무리가 있는 것 같아 추진을 하지 못했다.

저녁시간에 가족과 동네에 있는 작은 산을 산책하는 중에 아들이 백두산을 가고 싶다고 뜬금없이 아들이 이야기한다. ‘그래, 아들이 가자고 하면 여정이 고생스럽지만 생각해봐야겠지?’ 파란하늘과 함께 천지를 배경으로 가족들과 찍는 사진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여행 계획을 세운다.

백두산 인근까지 가는 침대 칸이 있는 일반 기차.(사진=김현진 교사)
백두산 인근까지 가는 침대 칸이 있는 일반 기차.(사진=김현진 교사)

"침대 기차를 타고 백두산으로 출발!"


우리 역사와 관련있는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2750m이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흔적들이 산을 뒤덮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백두산을 ‘창바이 산(长白山)’이라고 부른다.

백두산 꼭대기의 칼데라 호수인 천지는 하얼빈까지 흘러내려 송화강(松花江)이 된다. 어릴 때는 북한이 중국에 백두산의 절반을 팔아 넘겼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북한이 서로 경계를 나누어 백두산의 60%는 중국 땅, 40%는 북한 땅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을 통해 갈 수 있는 곳은 북파(北坡) 코스와 서파(西坡) 코스가 있다. 좀 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북파 코스라고 한다.

백두산에 다녀오신 선생님들로부터 백두산 인근 한인 민박 연락처를 받았다. 한 곳은 북파에서 가까운 장소이고 다른 한 곳은 서파에서 가까운 장소이다.

이번에 백두산 방문을 계획하는 또 다른 선생님들은 다롄에서 고속열차로 6시간 거리의 연길로 이동해서 윤동주 생가를 방문한 후 차례로 북파, 서파로 이동해서 오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다롄에서 바로 서파로 이동하여 북파를 보고 통화로 이동하여 지안으로 가 고구려 유적지를 볼 생각이다. 고구려 유적에 대해 전공을 하신 교수님께 직접 설명도 들을 기회까지 잡아 놨다.

서파의 한인 민박집과 한식 식사를 예약한 후 서파에서 가까운 송강하역까지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서파를 본 후 북파 입구까지 가는 차편까지.

북파를 본 후 고구려 유적지인 통화와 가까운 집안 인근까지 가는 기차표, 숙소, 편하게 오려는 생각에 통화 인근에서 다롄공항까지 오는 비행기 티켓까지 예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다롄역이나 북역에 비해서 덜 붐비고 거리상으로 가까운 ‘진저우역’으로 기차를 타러 간다. 침대 기차는 처음이라 왠지 낯설기도 하고 그동안 미뤄 놓은 숙제를 하는 느낌의 백두산 여행 출발이라 왠지 떨리기도 한다.

진저우역 앞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은 후 기차역 안으로 들어갔다. 기차역 안은 연휴로 인해 사람들로 가득하다.

침대 기차 객실 내부-1.(사진=김현진 교사)
침대 기차 객실 내부-1.(사진=김현진 교사)

진저우역에서 송강하역까지 가는 열차는 고속열차가 아닌 일반 기차이다. 오후 2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6시 30분 도착한다. 좌석은 일반좌석도 있고 침대칸은 6인실과 4인실로 나눠지는데 4인실은 방처럼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침대 기차를 타고 가는 것도 나름 낭만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들어가서 본 우리들의 6인실 침대 칸은 생각보다 쾌적하지 못했다. 침대 옆의 복도 간격이 너무 좁아 침대 밖으로 발을 내민 사람들의 발이 삐져나와 있다.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음식 냄새와 여러 냄새들이 침대 객실 안에 가득하다. 이곳에서 어떻게 16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단념하고 휴대폰과 책을 이용해 잘 지내보기로 하였다.

침대 기차 객실 내부-2.(사진=김현진 교사)
침대 기차 객실 내부-2.(사진=김현진 교사)

아까 역에서 봤던 동료 선생님과 아들의 같은 반 친구들이 우리가 머물고 있는 침대칸으로 놀러왔다. 오랜 기차 시간이기에 싸가지고 온 음식도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침대 기차는 저녁 10시에 소등해 그 전에 세수나 양치질 등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우리의 침대 자리는 왼쪽으로 3칸(1,2,3층) 여섯 자리 중 1층과 2층 그리고 오른쪽 1층 자리였다. 아무래도 내가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올라가려는데 와이프가 2층에 올라간다고 한다. 잠버릇이 심한 나를 배려하는 느낌이다.

불 꺼져 어둡고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잠이 청하지만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는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나의 인생 여정까지 생각하게 하는 여유를 준다.

옆자리 아들이 이불을 차내어 덮어주었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덧 창밖으로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백두산에 오르기 딱 좋은 날씨인 것 같다.

북쪽이고 산지에 가깝다 보니 보이는 나무들에 단풍이 짙게 들었다. 왠지 모를 기대감에 일어나 기차 안을 다시 한번 돌아다녀 본다.

한국에서는 만만디라고 불렀던 중국인들은 벌써 일어나 싸가지고 온 음식으로 아침을 먹는다. 가족을 깨우고 가볍게 눈곱 세수를 한 후에 짐을 챙긴다. 멀기도 멀지만 아직까지 고속열차가 다니지 않아 힘든 과정을 거쳐야 올 수밖에 없던 백두산을 드디어 왔다니 놀랍기도 하고 감개무량하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지 않아 보기 힘들다는 천지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들뜨기도 하다.

드디어 서파 인근 기차역인 송강하역에 기차가 선다. 초가을 산지이다 보니 바람막이 자켓을 입었는데도 서늘하다. 기차에서 내려 플랫폼을 지나 역 밖으로 나갔다. 미리 숙소에서 예약해둔 택시가 역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송강하역 외부.(사진=김현진 교사)
송강하역 외부.(사진=김현진 교사)

송강하역은 생각했던 것처럼 크지 않았고 마치 한국에서 촌에만 있는 작은 간이역 같은 느낌이다. 마중 나온 택시 기사님과 승강장에서 인사를 하고 송강하역 앞에서 가족 사진을 찍느ᅟᅮᆫ다. 그리고 택시에 타서 백두산 서파 인근의 풍경들을 스캔해본다. 장백산 민속마을이라고 써 있는 곳을 보면서 다음 날 여유가 있으면 한번 둘러볼 생각을 한다.

숙소에 도착해 한인 민박집 사장님과 인사를 하고 숙소를 배정받고 아침식사 시간을 약속한 후 방으로 들어왔다. 빨리 샤워를 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다. 잠깐 누워도 있고 싶다. 방을 고르느라 급했던 마음에 캐리어를 카운터에 두고 왔는데 빨리 가져와서 휴식을 취해야겠다.

3층인 우리 숙소까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작은 캐리어 2개를 양손에 들고 계단을 여러 개씩 걸었는데 방 문 앞에 와서 문제가 생겼다. 허리가 지끈 하더니 허리를 세우지 못해 침대에 주저앉았다.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교육부 창의인성교육 수업모델 개발연구원, 교육부 교육과정 핵심교원, 서술형평가 핵심교원,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과정 심의위원, 초등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개발위원, 특별연구교사, 배움 중심 수업지원단.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 및 인천사회과교육연구학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교육부 창의인성교육 수업모델 개발연구원, 교육부 교육과정 핵심교원, 서술형평가 핵심교원,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과정 심의위원, 초등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개발위원, 특별연구교사, 배움 중심 수업지원단.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 및 인천사회과교육연구학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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