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지난 6월 1일 시행된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진보 교육감 시대 13년을 지속할 것인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인지 많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

경기도민들은 혁신교육, 혁신학교의 지속성을 선택하는 대신 진보 교육감 시대를 끝내는 대신 미래교육을 화두로 던진 임태희 교육감을 선택했다.   

경기도는 그간 혁신교육으로 전국을 선도했고, 규모도 가장 커 교육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컸다. 그런 만큼 지난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혁신교육에서 미래교육 체제로 바뀌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민국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선거과정에서 교육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인터뷰 내내 비판이 무색할 만큼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현안에 대해 막힘 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임 교육감은 경기교육의 방향으로 ‘자율·균형·미래’를 강조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취임하자마자 1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예산과 조직에 ‘자율·균형·미래’ 키워드가 곳곳에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의 장점은 다양성이다. 그러나 다양성을 정책에 녹여내는 건 어려움을 수반한다. 도시와 농산어촌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남부와 북부 간 경제적 여건도 큰 차이가 있는 경기도교육청이 교육정책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사다.

임태희 교육감은 “시군별 교육의 특색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밀학급과 폐교 문제 등 다양한 교육 수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임 교육감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사회에 맞춰 교육에서의 에듀테크 활용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으로 아이들의 교육 환경 격차를 없애고 교사들의 인공지능 활용 교육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추경을 통해 공약실천을 위한 예산확보에 나서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교육플러스>는 지난 2일 교육감실에서 임 교육감을 만나 경기교육에 대한 고민과 4년간 경기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임 교육감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이다. 그간 파악한 경기교육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경기교육은 규모가 가장 크고 신도시와 개발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학생 수는 166만여명으로 전국 학생 수의 28%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예산은 19조원이 넘는다.

경기도교육감이 되고서 체감한 경기교육의 장점은 역동적이고 다양성이 있으며 시군별 교육이 특색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또한 반도체와 IT 산업의 중심으로 기업 연계 맞춤형 직업·진로교육이 가능하다.

반면 31개 시군에서 다양한 교육 수요가 존재한다. 특히 과밀학급 해소, 폐교 문제, 특수학교 부족 등 교육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초중고의 45%가 과밀한 상태이고 93개교는 폐교를 맞이하는 등 지역별 환경 격차가 크다.

다양한 환경이 존재하는 만큼 지역 현안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소통과 대화 그리고 지자체 협력을 강화해 경기도를 대한민국 교육 중심지로, 경기도를 교육특별도로 만들겠다.

▲ 지난 9월 1차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현재 내년 3월에 맞춰 2차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조직개편 중점은 어디에 두고 있나.

경기교육에 대한 진단과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 소통을 바탕으로 한 정책 피드백으로 경기 미래교육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인사에는 균형 원칙을 적용해 정책 관련 전문성과 역량을 중심에 두고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9월 1일자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인성교육과와 방과후교육과, IB(국제바칼로레아) 담당을 신설했다.

내년 3월 1일자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도교육청을 축소해 현장지원 중심으로 나아가려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경기도교육청 소속 학생 수는 대한민국의 28%를 차지하고, 1인당 교육비가 22.7%에 이른다. 앞으로 미래교육 기반을 조성하고 학력향상을 꾀하며 과밀학급 해소 중심의 예산 계획을 마련하겠다.

특히 경기도의 규모와 상황에 맞는 교육재정 확보가 필요하며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 앞선 기자회견에서 경기교육과 관련한 과도한 조례를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 관련 조례만 265건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6개 시도 평균은 158건이고 서울도 183건인 것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 조례들은 결국 학교현장 업무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10월에는 불합리한 자치 법률 정비를 위한 조례가 무엇인지 조사할 예정이며, 사업부서에서 조례를 검토 후 현장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이 확인되면 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와 지속적인 협의가 필수이다. 의회와 협력관계 형성을 통해 학교현장 업무부담을 감소시키겠다.

무엇보다 학생교육에 집중하는 근무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학업업무 간소화와 불필요한 업무 폐지, 학교 운영사업 보고서 최소화 등을 통해 꼭 학교현장이 교육 위주로 운영될 수 있게 하겠다.

▲ 교원단체, 공무원단체, 비정규직단체, 교육시민단체 등이 적극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내 사립유치원 단체, 학교 공무직 노조, 외고·자사고 교장 선생님 등 여러분들을 만나 교육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도교육청과 소통 기회가 부족했던 분들과 만나 다양한 관점에서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현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는 31개 시군마다 상황과 여건이 다르고, 당면한 교육 현안도 다양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육 현장을 찾아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기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

▲ 인수위원회 백서를 통해 에듀테크의 적극적 활용을 예고했다.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는 교육계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암시하는 것으로 미래교육 대비를 위해 에듀테크 활용 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디지털 시민교육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초학력 진단·학생맞춤형 수업과 평가를 실시하려 한다. 또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 교육을 활성화하고 AI·에듀테크 활용 맞춤형 교육을 해나가겠다. 특히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을 통해 모든 학생이 격차 없이 에듀테크를 자연스레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

경기형 디지털 시민교육은 기초를 중시하는 것이고 이는 인성을 기본에 둔다. 또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동시에 의무와 책임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1일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시민교육 담당 부서를 신설했다. 앞으로 인공지능 윤리교육 자료를 개발해 배포하고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

▲ 국정감사, 행정감사 등이 예정돼 있다.

경기교육의 목표와 방향성 공유에 방점을 두고 국회·도의회와 소통할 생각이다.

민선 5기 경기교육 목표는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 육성이다. 경기교육은 학생들이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갖추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AI·에듀테크 활용 미래교육 기반 조성, 학생 맞춤형 공유학교, 디지털 시민 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아가 과밀학급·과대학교, 돌봄, 학생급식 등 다양한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부처, 지자체, 유관 기관과 적극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편성의 방향, 그리고 핵심 내용은 어떻게 되나.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은 5조62억원 규모로 경기 미래교육 기반 조성과 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단말기·정보화기기 보급 3200억원, 미래형 정보 교실 개선 등 디지털 교육 활성화 449억원, 학교 신·증설 1810억원, 노후 화장실 등 교육환경 개선 7435억 원 등을 편성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을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새로운 경기교육을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제 교육은 학교만의 힘으로, 교육청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풍부한 역량이 결합할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미래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도내 모든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직원이 만족하는 학교, 만족하는 교육을 만들겠다. 경기교육은 자율·균형·미래 원칙으로 미래교육 중심을 향해 도전과 변화를 이어가겠다.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의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