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학습 모델 탈피.. .초·중등 국가시험 '읽기, 쓰기, 수리 시험' 대체
"모든 인프라는 대학" 고등교육 개별화 추진...자유 과목 수강제 도입도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 문화부 장관.(사진=HTHT 2021 홈페이지 캡처)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 문화부 장관.(사진=HTHT 2021 홈페이지 캡처)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나딤 마카림. 30대에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있는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맥킨지&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잘로라 인도네시아(Zalora Indonesia)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무이사였고, 카르투쿠(Kartuku)의 최고 혁신 책임자였다. 

특히 그는 2010년 고젝(Gojek)을 공동 창업해 2019년까지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있었다. 최근 나딤 마카림 장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인터넷에 떠돌 정도로 그의 혁신에 대한 생각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HTHT 2021 콘퍼런스를 개최한 아시아교육협회 이주호 이사장은 <교육플러스>와 인터뷰를 통해 초청에 가장 공을 들인 인물로 나딤 마카림 장관을 꼽을 정도로 그의 이야기를 국내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번 HTHT 2021 콘퍼런스에서는 이주호 이사장과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의 대담(키노트 다이얼로그)이 관심을 끌었다. 

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이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과의 키노트 다이얼로그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교육 혁신 과정을 청취하고 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이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과의 키노트 다이얼로그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교육 혁신 과정을 청취하고 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이주호 =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장관을 소개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나딤 장관님, 귀한 시간 내주어 감사합니다. 당신의 혁신에 대한 사려 깊은 접근은 우리가 모두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당신을 여기에 모실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나딤 장관님은 이전에 이렇게 얘기하셨죠. “기술의 세계에서 당신은 항상 당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말은 기술에 확실히 적용되지만 인생의 다른 것들에도 적용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것을 꽤 가깝게 봤습니다. 우리 중 많지 않은 사람들이 최선의 방법을 알지 못했지만, 우리는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알지 못했는지 빠르게 알게 됐습니다.

그러나 나딤 장관님, 당신은 항상 현상 유지를 고수하기보다 위험을 감수하고 경험을 기꺼이 하는 사람입니다. 교육의 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드테크 분야에서 수행하고 있는 이니셔티브와 소위 리스크를 공유해주시기 바랍니다.


PISA에 가치 조사 요소 추가..."비판적 사고와 계산 논리 총체적 평가로 변화 추구"


나딤 마카림 = 큰 위험들을 감수했습니다. 첫 번째 위험감수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저희는 상품 개발이나 디지털 산업에 있어 알맞은 것을 측정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인도네시아에는 과목 기반 시험인 Ujian Nasional이라는 국가시험이 있었습니다. 이 시험으로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점수가 매우 낮게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행한) 한 가지 테스트는 이전 시험의 정보를 흡수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었죠.

PISA는 정보 축적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PISA는 읽기, 쓰기와 수리 영역에서 논리적인 답변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정보를 처리하고 가공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수십 년간 존재하던 국가시험을 읽기, 쓰기와 수리 시험으로 대체했습니다. 부모가 과외비를 내고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계산 논리의 수준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었어요. 따라서 어떤 학생이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학교가 저희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파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읽기, 쓰기, 수리에 더해 가치 조사라는 또 다른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급진화, 편협성을 확인하고 괴롭힘, 성폭력 문제들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PISA와 매우 유사한 평가에 이러한 지표들을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기준을 따라갔고 이 데이터를 사용해 거대한 컴퓨팅 인프라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시 말해 소득, 지역, 정책과 같은 데이터를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 분할하는 정부 최대 데이터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최초의 대시보드 같은 겁니다. 전국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각 있는 대시보드이죠. 꽤 혁명적입니다. 큰 위험을 무릅썼죠.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이 인도네시아의 고등교육 혁신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이 인도네시아의 고등교육 혁신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고등교육 개별화 추진..."회사, NGO, 다국적 기구, 연구기관 등 모든 인프라가 대학"


두 번째 큰 리스크는 고등교육입니다.

제 생각에 개별적 고등교육으로 단순히 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약하는 나라는 인도네시아가 최초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개별적 고등교육이란 무엇일까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모든 세계적인 수준의 회사, NGO, 다국적 기구, 연구기관 등은 작은 대학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각 부처가 여섯 학기 혹은 두 학기를 승인해준다면 이 모든 기관이 특정 증명서 부여를 위한 풀타임 몰입 교육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입학하는 모든 학부생은 대학에서 4~5개 과목을 듣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학점을 부여받게 됩니다. 철학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교수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대학들은 산업 부문과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교수들의 정부 산하 미니 캠퍼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 캠퍼스들은 영원히 지속됩니다. 매년 그들이 등록하기를 바라고, 현재 최소 100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번 학기만 두고 보았을 때, 160개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 회사들이 2만개의 포지션을 열어 두었습니다. 첫 해도 아닌 첫 학기에 2만개의 포지션을 달성한 것이죠.

저희는 계속 사업을 확장할 생각입니다. 5년 후 사람들이 인도네시아를 보고는 ‘인도네시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떤 정책을 시행했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합니다.

기존 교수진 및 대학의 형태를 허물기 위해 다른 파격적 정책도 시행했습니다.

학생들이 그들의 전공을 제외하고도 세 학기 동안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세 학기 중 두 학기는 연구 프로젝트 등 다양한 이유로 캠퍼스 밖에서 보낼 수 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 외곽에 위치한 섬들의 혜택 받지 못한 지역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3만5000명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 경험 학습, 사회적 충격 학습, 기업가 활동 산업, 연구 등 모두 학교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러한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지식과 그 지식으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의 상대적 가치에 변화가 생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계에 최고인 부분을 적절히 조합하고, 학생들을 실제 세계의 시뮬레이션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나 함께 일하는 것,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리고 집단 성과를 달성하는 것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학생들이 강연과 시험과 같은 전형적인 학습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대신에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무언가를 만들고, 움직이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등 그들이 속한 환경 내에서 활발한 사교 생활을 하기를 희망합니다.

세 번째로 제가 생각하기에 꽤 극적인 변화라고 생각하는데요. 아홉 달에 달하는 기간의 교수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교수 리더십 프로그램은 교사들을 위한 것이며, 능력보다는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모든 총장과 지도교수들이 이같은 인재 풀에서 선출되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이는 굉장히 심화된 면접 및 채용 과정입니다. 미래의 리더들을 위한 아홉 달에 걸친 교육, 실력 향상, 그리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저희의 리더십 개혁 프로그램입니다. 지자체가 이 인재 풀 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저희가 기준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 20% 학교들이 이 같은 새로운 교육 원리를 도입하고 학생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지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꽤나 흥미롭고 다소 극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160개의 기술, 엔지니어, 제품 디자이너, 연구원, UI/UX를 가진 첫 번째 정부 부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유니콘 기업으로부터 수많은 인재들을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은 현재 모든 종류의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그들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교사들과 교장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습을 위한 기술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생들이 외부 활동과 비전통적인 학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이 유니콘 기업은 전형적인 정부 공급업체가 아닌 최초의 정부 유니콘 기업이라고 불립니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술 관련 유니콘 기업에 속해 있던 고급 인재들입니다. 디지털 정부 플랫폼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낮은 임금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디지털 정부라는 개념을 교육에만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꿈은 이 개념이 다른 분야로도 확대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이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은 "변화 없는 교육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나딤 마카림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은 "변화 없는 교육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사진=TV조선 유튜브 캡처)

제가 많이 들은 것 중 가장 실망스러운 말은 ‘저희가 교육 부문에서 큰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들어본 말 중 가장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교육 시스템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이 경제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완전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저는 그 말이 아마도 의료보험제도에 훨씬 더 어울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교육의 가장 큰 위험은 현상 유지입니다. 변화가 없는 것은 단연코 가장 큰 위험입니다.

학교와 교사가 혁신적이지 않고 창의적이지 않다면 어떻게 우리 세대가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식으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자녀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든지 선생님들과 교장들은 동일한 가치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항상 저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냐고 묻습니다. 창의적인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과 부모님이 올바를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세요. 이건 너무나 당연한 거죠. 문명이 시작할 때부터 당연시 되어온 사실이죠. 그렇죠?

사람들은 교육과정 같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틀렸습니다. 학교가 혁신적이고, 도전적이고, 기업가적인 기관이 된다면 그곳의 학생들도 기업가적이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아까와 같이 말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학교를 절대 변화시켜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되는 것이죠. 그들은 가장 앞에 나서서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를 위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야 합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이러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 평가, 잠재력 평가로 가야 할까...나딤 마카림 "잠재력 평가 보다 역량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중요"


이주호 = 나딤 장관님, 장관님은 교사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의 가르침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자율성을 제공하고 엄격한 기준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맞습니다. 또한 학습이 측정, 비교, 표준화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저는 나딤 장관님이 어떤 전략이나 정책을 채택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나딤 마카림 = 평가는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생의 잠재력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가 읽기, 쓰기, 수리와 같은 가장 중요한 역량들을 어떻게 길러내고 있는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평가가 중요합니다. 지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학생 개인의 역량과 잠재력과는 무관합니다. 이 두 가지는 분리되어야 합니다.

오직 선생님만이 학생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매일 교류하기 때문이죠. 총체적 평가, 아까 언급하신 포트폴리오 기반 평가, 평가의 개별화, 교육 과정의 개별화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기술이 실현 여부를 판가름하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주호 = 오늘 우리와 함께 해주신 나딤 장관님, 당신은 진정한 비전가이며, 당신의 통찰력은 우리 모두에게 대단한 가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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