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 미디어리터러시를 뛰어넘는 종합적 능력인 ‘메타리터러시(Metaliteracy)’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 미디어 종합 센터인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플러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학교 미래 교육의 발걸음에 이미 동행하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이신애 강원 북평여고 사서교사.
이신애 강원 북평여고 사서교사.

이해하기 어려운 그러나 이해해야 하는 스마트폰 세대


어려서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 모두가 작은 컴퓨터를 손에 들고 거리를 오가던 장면이 떠오른다. 공상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이제 초등학교 들어간 개구쟁이 아들 녀석 소원이 인기 있는 유튜버에게 준다는 은색버튼을 얻는 거라고 한다. 며칠 전 딸내미와 한바탕 치른 전쟁의 시작은 딸이 스마트폰을 본채로 잠이 들어서였다.

편안하게 잘 자고 자랐으면 하는 게 엄마의 바람인데 왜 핸드폰을 보다 구부정하게 의자에 앉아서 자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어른인 나도 매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고 있지 않아 좀 찔리기도 하다. 여유 시간에 책 보다는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때가 더 많지 않은가.

미디어 리터러시 외부 강의.(사진=이신애 사서교사)
미디어 리터러시 외부 강의.(사진=이신애 사서교사)

따라가는 게 바쁜,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 현장


고교에서 사서교사로 근무하며 많이 달라졌다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진로를 준비하는 여고생들이 많이 찾는 자료의 변화이다. IT 관련 자료나 유투브 크리에이터에 관련된 자료를 요즘 들어 부쩍 찾는다. 물론 나름 학교도서관에 갖추려고 노력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 처음에는 표현 못하고 속으로 조금 당황한 것도 사실이다.

학교도서관에서 준비하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 운영 및 결과물을 동영상 및 컴퓨터와 핸드폰을 활용한 자료를 제작하여 제출하는 일이 많아졌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더더욱 그러해진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도서관 홍보 방법도 변화하여 종이로 인쇄하여 홍보하는 것보다 SNS나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도서관에서 협력하고 있는 교과 수업들을 보면 상당수가 미디어를 활용하여 탐구한 결과물을 제작 제출하거나 발표하도록 수행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다양한 수업 외의 활동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활동하고 있다.

불과 10년 사이에 이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과연 나는 이러한 변화에 잘 따라고 가고 있는 걸까? 가끔 의문이 든다.

비대면 작가 강연 독서 프로그램.(사진=이신애 사서교사)
비대면 작가 강연 독서 프로그램.(사진=이신애 사서교사)

매력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미디어 세상


인터넷이 간편해진 스마트폰에는 게임, SNS, 각종 동영상 등 빠져들 만한 매력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로 인한 스마트폰 중독, 가짜뉴스 맹신, 문해력 심각한 저하 등 부작용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고등학교에 있으면서 확연하게 보이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문해력은 과연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교육해야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게끔 한다.

물론 잘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어려워하고 있으며, 모든 교사들이 연구회 등 모이면 이 문제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리고 많은 정보 속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읽고 그 내용을 비판적으로 잘 이해하고, 또한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담은 새로운 미디어를 구성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지, 또 그 미디어를 통한 서로에 대한 이해 및 소통의 긍정적인 발전에 대한 고민은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여기에도 안타까운 문제가 있다. 내가 컴맹이라는 두려움과 아이들보다 오히려 미디어를 잘 다루지 못할 거 같은 쪽팔림이라는 문제다. 또 계속 빠르게 바뀌는 교육의 변화와 다양한 패러다임이 나의 무지와 두려움을 증폭시키곤 한다.

학교 도서관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사진=이신애 사서교사)
학교 도서관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사진=이신애 사서교사)

'좌충우돌' 미디어 리터러시 도전


모든 생활에 미디어와 밀착되어 있으며 미래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대, 실제 삶에서 적용 가능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이 되었다. 잘 몰라서 두렵다고 해서, 어렵고 귀찮다고 해서 방관할 일이 아니었다.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만 보고 잔소리하며 차단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했다.

이에 있어 학교도서관은 최적의 장소 중에 하나다. 우리학교에서 가장 최첨단 기기들(?)이 밀집되어 있고 다양한 자료와 미디어를 활용하기 쉬운 공간이었다.

학교도서관에 최근 태블릿 100대가 들어왔고 도서관 수업에 활용하도록 적극 권하고 있다.

교과서와 교육과정이 없는 사서교사 수업에서의 문제점은 평가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교재 선택과 자유로운 교육 방법 활용 가능하기에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수업 및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되어 위로가 되기도 했다.

우선 교사인 나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높이기로 결정하고 이것저것 뒤적이다보니 처음에 당황했던 단어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공부하면 할수록 어느 교과교사보다도 사서교사에게는 익숙한 내용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미디어 안에 담긴 내용의 맥락 안에서 텍스트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우리 학교도서관에서 지향하는 독서교육의 일환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른 학습을 위한 기본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미디어에 대해 역량 있는 파릇한 선생님들과 열정과 여유로움이 공존하는 나이든 선생님들의 지혜를 모으고자 연구회도 시작했다.

우리학교 1학년 1학기 창체 시간들은 이런 고민의 일환으로 계획되고 진행되었다. 진로 선생님과 학교도서관이 협력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였으며, 다양한 교과에서 협력하였다.

진로 시간에는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활용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 아이들이 고민할 수 있게 하였고, 학교도서관에서는 미디어를 활용한 자료 활용 및 제작 방법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각 교과에서는 다양한 수행과 활동을 이런 활동을 뒷받침 하여 운영되도록 협력했다. 최근 1학기 말 운영된 수업유연화 활동과 진로 멘토링 캠프도 이런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포털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계속적인 교사의 배움과 집단지성의 힘 연대


다양한 교과와의 협력 및 연계 뿐 아니라 학교도서관만의 차별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방법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그에 발맞추어 사서교사의 초·중·고 체계적인 교육법 고민 및 연구 필요할 것이다.

학교에서 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학교도서관 주도의 미디어 리터러시도 우리 아이들을 보면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교사는 지칠 수 없다.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지금 당장 아이들의 성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인생 어딘가에서 나타나진다면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을까? 스스로 힘내고 또한 서로 힘내라고 토닥거리며 마음을 다져먹는다.

또다시 힘내야겠다. 고민하는 선생님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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