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을 삶으로 바꾸는 뉴스 리터러시 수업, 어떻게 해나갔을까

[교육플러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 미디어리터러시를 뛰어넘는 종합적 능력인 ‘메타리터러시(Metaliteracy)’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 미디어 종합 센터인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플러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학교 미래 교육의 발걸음에 이미 동행하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이은주 경기 성남중 사서교사
이은주 경기 성남중 사서교사

'야! 너두?’, ‘응, 나두’, ‘아.. 나만 T.T’

1학년 도서부 단톡방에서 오고 간 대화와 SNS 프로필 사진을 유추하건대 대부분 댕댕이(강아지) 혹은 냥이(고양이) 집사(보호자)들이다.

위 대화의 줄임말을 해석해 보면 ‘야! 너두 고양이 키워?’, ‘ 응, 나두 고양이 키우는데’, ‘ 아, 나만 없네. 고양이 T.T’이다.

요즘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라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인이라는 이야기이다.

반려동물 관찰 예능이 방송국마다 방영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는 반려동물이 주인공인 드라마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수업의 시작, 국어 선생님과 독서수업 콜라보를 구상하다


국어 선생님과 주당 1시간씩 독서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시간인 만큼 한 차시(45분)마다 수업이 마무리될 수 있는 분량으로 진행하되 수업이 느슨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데 합의를 보았다.

수업의 기본은 문학 수업, 주제는 학생들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꼭 인식해야 할 문제이면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주제, 수업 재료는 그림책이나 짧은 소설, 시집으로 하되, 지식의 확장과 토론 주제는 뉴스 기사에서 추출하기로 확정했다.

수업 설계 :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문학 수업

1) 수업 시간 : 1학년 온라인 수업 - 매주 목요일 오후 국어 교과 시간 2) 주제 : 동물과 공존하는 세상을 위하여 3) 활동 방향 :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삶 속에서 생명 감수성을 길러 줄 수 있는 수업 설계


차시별 수업, 어떻게 진행했을까?


PPT 수업 화면.(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PPT 수업 화면.(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1) 1차시 : 책 읽기 (오디오북 활용하기)

오디오북으로 그림책 ‘담벼락의 고양이 이웃 /신지상’을 함께 듣고 고양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특징을 그리고 고양이와 할 수 있는 일을 패들렛에 작성하게 했다. 빙고게임을 진행할 때는 고양이에 대한 정보가 100가지나 나와서 모두들 ‘고양이’에 대해 진심인 것이 느껴졌다.

어쩌면 코로나19 시기, 관계에서 느끼는 공허함을 반려동물을 통해서 충족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창비 오디오북 '담벼락의 고양이 이웃'.(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창비 오디오북 '담벼락의 고양이 이웃'.(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2) 2~3차시 : 뉴스리터러시 -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빅카인즈(Bigkinds.or.kr) 활용

포털사이트와 빅카인즈에서 뉴스 기사를 검색할 때 차이점을 알려주었다.

학생들은 광고 팝업이 뜨지 않는 것만으로도 빅카인즈를 선호했는데, 뉴스 관련 이미지만 포함되어 있어서 사이트 로딩 속도가 느려지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빅카인즈 '오늘의 키워드'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빅카인즈 '오늘의 키워드'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오늘의 키워드 활용하기 : 학생들은 매일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기사를 접하면서도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몰랐다.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키워드를 활용하면 지금 우리 이웃의 사건사고나 미담 등 지구 반대편의 세상까지도 읽을 수 있다.

뉴스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기 : 처음 뉴스 기사를 검색하는 친구들은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칼럼 혹은 사설과 신문기사를 구분하는 것, 그리고 기사 내에서도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을 어려워했는데 몇 번의 실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출처 작성법 : 언론사명, 기사작성일, 기사작성자를 표시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칼럼이나 기고문에서 작성자가 해당 분야 전문가일 경우 정보의 신뢰성이 어떻게 확보되는지 등을 함께 비교해보면서 다양한 정부기관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뉴스 리터러시 자료 화면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뉴스 리터러시 자료 화면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3) 4~5차시 : 기사검색, 정리, 토론하기

마인드맵을 활용하여 키워드를 추출하고, 반려동물, 유기 동물, 동물권 등의 키워드로 신문 기사를 검색한 후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지자체의 대응 방안을 패들렛에 정리하였다.

또한 식물이나 동물을 키워 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학생들의 기사 검색 활동.(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학생들의 기사 검색 활동.(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4) 6차시 : 글쓰기 마무리 활동

기존 수업 내용과 토론 내용, 발췌자료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 中 ‘유기 동물이 보여준 세상 / 김은결’)를 종합하여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다’라는 주제로 주장하는 글쓰기를 하였다.

수업 대상 학생이 중학교 1학년이라는 점, 수업 시간이 45분인 점을 고려하여 300자 내외의 짧은 글쓰기로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주장하는 글쓰기 활동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학생들의 주장하는 글쓰기 활동 캡처.(이미지=이은주 사서교사)

알고 있는 지식이 나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선생님~ 9월 9일은 한국고양이의 날이래요. 우리집 고양이 축하선물 사줄래요.”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반려동물’ 항목이 최초로 도입된대요.” “캣대디보다 캣맘이라는 단어가 많이 검색되는 이유가 남자에게는 모성애 같은 감정이 더 적기 때문일까요?” “우리 동네는 뉴스거리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방지를 검색하니까 성남FC 기사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항상 학생은 교사의 기대치를 뛰어넘는다. 내가 예상했던 키워드보다 더 많은 키워드를 생각해내고, 더 많은 기사를 검색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한다.

사서교사의 수업은 세상을 바라보는 돋보기여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상 미처 교과에서 깊게 다루지 못한 주제나, 향후 지식의 체계화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책 속 가상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실제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다양한 미디어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우리 삶 속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의 이면을 돋보기로 확대해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는 ‘뉴스리터러시 교육’이야말로 사서교사가 추구해야 하는 교육의 한 형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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