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지구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

[교육플러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 미디어리터러시를 뛰어넘는 종합적 능력인 ‘메타리터러시(Metaliteracy)’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 미디어 종합 센터인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플러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학교 미래 교육의 발걸음에 이미 동행하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박주현 광주 수문초등학교 사서교사.
박주현 광주 수문초등학교 사서교사.

수업 목표 : BTS 유엔 연설로 무엇을 알려줄까?


2021년 9월 21일(뉴욕 시각, 9월 20일) BTS는 대한민국의 ‘미래문화특사’ 자격으로 유엔(UN, 국제연합)에서 미래세대를 향해 연설을 했다.

BTS는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BTS가 미래세대인 10대와 20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면 다른 누구보다 10대와 20대는 귀를 기울여 그들의 메시지에 경청할 것이다.

이에 나는 BTS의 유엔 연설을 통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를 해석하고 정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미디어와 정보 활용 역량(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 MIL)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이전 수업에서 학생들이 디지털 도서관을 활용하여 BTS의 삶이 담긴 전자책을 찾는 방법을 지도했었기 때문에 인쇄 도서와 전자책을 찾는 방법에서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분석하고 정보원의 출처를 확인하는 실천적 지식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BTS의 유엔 연설을 시청하는 아이들.(사진=박주현 사서교사)
BTS의 유엔 연설을 시청하는 아이들.(사진=박주현 사서교사)

'영상과 텍스트', 미디어 형식으로 인한 차이는?


학생들이 BTS가 유엔 총회의장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달성을 위해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였다.

동영상 시청 후에 육하원칙(5W 1H)에 따라 동영상 정보의 내용을 작성하도록 하여 학생들이 동영상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BTS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메시지)이 무엇이었는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나는 학생들이 동영상을 통해 BTS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쉽게 파악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역시나 학생들은 BTS의 메시지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였고 동영상을 다시 시청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다.

나는 BTS의 연설문을 따로 준비하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읽게 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시청할 때와 글을 읽었을 때 정보를 받아들이는 차이가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동영상으로 시청할 때는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기 쉬웠으나 BTS의 연설문에는 집중하지 못하였고 메시지를 찾기 어려웠다고 하였다. 반면에 글로 읽었을 때는 BTS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글, 이미지, 동영상, 콘텐츠와 같은 미디어 형식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어 동영상 시청에 어떤 미디어가 활용되었는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디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도록 하였다.

(왼쪽부터) '정보-메시지 분석하기 활동'과 '미디어 찾기와 5가지 핵심 질문'.(자료=박주현 사서교사)
(왼쪽부터) '정보-메시지 분석하기 활동'과 '미디어 찾기와 5가지 핵심 질문'.(자료=박주현 사서교사)

미디어 메시지 해석...BTS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국내외에서 미디어 메시지 분석 틀로 활용되고 있는 5개의 질문을 통해 BTS가 전하는 메시지를 분석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유엔이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영향력이 있는 BTS의 도움을 받았다고 인식하였다.

학생들은 ‘어떤 가치와 관점이 메시지에 반영 또는 생략되었는가?’ 그리고 ‘왜 이 메시지가 보내졌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을 어려워하였다.

BTS의 유엔 연설문을 글로 읽은 후에는 BTS가 전하는 메시지를 더욱 잘 이해하였지만, 여전히 몇몇 학생들은 메시지가 전하는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였다.

미지어 정보(메시지) 분석 틀.(자료=박주현 사서교사)
미지어 정보(메시지) 분석 틀.(자료=박주현 사서교사)

정보원(출처)...정보의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문자, 메시지, 콘텐츠와 같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중요한 역량이다. 더불어 정보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정보의 출처를 평가하는 것도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이에 나는 BTS 동영상의 정보원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정보원의 신뢰성을 판단해 보도록 하였다.

유튜브 채널, ‘United Nations’.
유튜브 채널, ‘United Nations’.

학생들은 BTS 동영상을 유튜브로 시청하였다. 일반적으로 유튜브 속 정보는 신뢰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BTS 동영상은 유엔의 마크가 있으며 United Nations라는 채널을 통해 접근한 것이었다. 이에 공식적인 채널과 공신력 있는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 담긴 정보는 신뢰성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있는 모든 정보가 동일한 신뢰성을 갖는 것은 아니며 어떤 기관이나 개인이 운영하느냐? 즉 정보의 출처에 따라 그 속에 담긴 정보도 달리 평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보 출처 평가 활동지.(자료=박주현 사서교사)
정보 출처 평가 활동지.(자료=박주현 사서교사)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닌 '발달과정'


최근에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 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글을 많이 접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량 향상에는 학생의 발달과정과 상황이 전제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온라인 독서 표현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인쇄 미디어는 진부하니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여 전자책을 읽으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는 도구다. 따라서 도구를 활용하는 역량은 필요하지만, 도구를 사용자의 발달단계와 상황에 맞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6분 40여초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BTS가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영상이라는 시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인쇄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는 교육적 방법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한 기획 '사서교사의 메타리터러시'를 마감합니다. 훌륭한 수업을 소개해준 선생님들과 애독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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