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사진=위키백과)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사진=위키백과)

[교육플러스] 교육은 인간의 잠재력을 인출하여 인간의 성장·발달의 원리에 따라 개인을 계발(啓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세기 신인문주의자들은 외부로부터 성인의 표준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아동의 발달을 조장하는 것을 자연성 계발로 간주했다. 이들이 추구한 아동중심교육 사상은 자연주의 교육사상가인 루소를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활동중심 교육과정, 흥미 원칙, 창작활동의 원칙이 중요하며 유아아동교육 또는 초등교육 중심을 이루고 있다. 자연주의 원리, 흥미 중심의 교육이 아동의 꿈과 끼, 적성의 계발교육으로 이어져 오늘날 개인의 인성계발과 함께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초창기 아동중심교육 사상은 훗날 진보주의 교육관으로 이어져 페스탈로치, 프뢰벨, 헤르바르트 등의 대표적 교육사상가를 배출했다. 그중에서 특히 페스탈로치는 루소의 『에밀』에 감동하여 루소, 칸트, 피히테의 사상을 합일시키는 작업을 주도했다. 따라서 그의 교육사상은 자연주의와 사회주의를 조화롭게 합일시킴으로써 사회적 자아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스탈로치는 머리(Head), 가슴(Heart), 손(Hand)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한 3H 조화교육, 사회적 갱생을 통한 사회개혁, 평등한 인간의 육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교육을 달성하려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교육원리는 (1)인생은 스스로 가르친다는 ‘자발성’의 원리 (2)지력, 심력, 기능의 삼위일체를 바탕으로 하는 ‘조화’의 원리 (3)수(數), 형(形), 어(語) 교육은 직관을 강화시킨다는 ‘방법’의 원리 (4)교육은 감각기관을 활용하여 직접관찰과 직접체험을 통한 노작교육이어야 한다는 ‘직관’의 원리 (5)환경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환경을 만든다는 ‘사회’의 원리,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이상오, 『테스 형, 교육이 왜 이래』 중에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동은 통칭 태어나 18세까지의 시기로서 폭풍 성장을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친다. 이 시기의 대부분은 놀이의 시기이자 자유가 최대한 주어지는 시간이다. 따라서 아동교육은 율동과 유희, 놀이 등을 통해 자기표현 활동을 강화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사항이다. 또한 놀이와 작업 중심의 노작교육으로 ‘일하면서 배운다’는 행동교육론과 깊은 연계성을 견지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교육을 통한 사회화 역시 놀이, 특히 ‘역할놀이’를 통해 완수된다고 믿고 있다. 이런 아동중심교육은 루소의 자연주의에 근거한 교육사상을 토대로 실현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자. 여전히 아동중심교육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 공교육 현장에서는 아동 중심이 아닌 사실상의 어른 중심이고 교사 중심이다. 그래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당시를 회상해 보라. 얼마나 찬반 논란을 초래하며 혼란스러웠는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아동의 권리를 내세운다는 것은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호불호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난제로 남아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교권의 추락과 함께 이를 유발하는 아동들의 일탈 행위로 인해 아동의 권리를 법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 등으로 온통 혈안이 되고 있다.

학교는 역사상 수천 년 동안 교사중심교육의 현장을 고수해왔다. 그 속에서 루소의 아동중심교육 사상이 도입된 지도 300여 년이 흘렀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근래에 와서 우여곡절 끝에 각시도별 교육청 주관으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기도 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학생 인권과 교권이 충돌하면서 요즘은 일부에서 강력하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교육을 걱정하고 혁신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동중심교육에 좀 더 비중을 둔다. 이는 전 세계의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주창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일부 아동들의 심각한 이슈에 묻혀 엄벌주의에 의한 처벌 강화, 교육의 사법화를 조장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사진=SBS뉴스 캡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사진=SBS뉴스 캡처)

우리는 1997년 제7차 교육과정에서 학습자중심교육을 토대로 모든 교육과정을 개편한 바 있다. 그동안 이를 구현하기 위한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30년이 가까워지는 현재도 여전히 학습자중심교육은 크게 진전을 보고 있지 않다. 왜냐면 아동의 요구나 흥미, 적성 계발이 교육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아동의 요구나 흥미, 꿈과 끼 계발이 배제된 학교 교육은 쉽게 한계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교육의 대상인 아동들에게 진정한 교육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동은 순차적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유→초→중→고 순차적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해도 공부에 재미는커녕 불안만 잔뜩 가중한 채 심지어 교실에서 잠을 자고 오는 경우가 상당하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잠자는 교실은 중등학교 교실에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제 모든 교육정책을 아동의 관점과 시선으로 재조명해야 한다. 위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한 바와 같이 놀면서 성장하는 아동들에게 우리는 숨 쉴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잔인함을 기꺼이 보여주고 있다. 교육열을 빌미로 이제 어른들의 전통적인 잣대로 그들을 판단하고 틀에 맞추려는 교육, 특히 경쟁 일변도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교육은 멈추어야 한다.

PISA 2022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비록 학업 측면에서는 평균 점수가 전 영역(언어, 수리, 과학)에서 상승했다지만 그와 동반해서 평가한 학생 만족도 평가 결과는 OECD 37개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권인 34위에 해당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행복한 아동이 행복한 어른을 만들고 행복한 국가를 세운다. 우리가 진정으로 교육입국(敎育立國)을 지향하려면 이제는 아동들의 학교생활에서의 만족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행복교육에 이르는 인식으로 전환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의 교육개혁은 이런 관점과 시선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즉, 경쟁교육이 아닌 상생교육으로 즐겁게 배우고 보다 행복한 아동중심교육의 구현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仁谷(인곡) 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仁谷(인곡) 전재학 전 인천산곡남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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