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교과 중심 → 일반교과 확대
대학선 전공 관련 교양수업 집중

7월 2일 마리키나 시티의 한 고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졸업식을 하고 있다. (사진=필리핀스타)
7월 2일 마리키나 시티의 한 고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졸업식을 하고 있다. (사진=필리핀스타)

[교육플러스=정은수 국제전문기자] 필리핀 고교 교육과정에 대학의 교양교과를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월 18일(현지시각) 필리핀스타지에 따르면 필리핀대학 총장을 역임한 알프레도 파스쿠알 필리판 상공부 장관은 인적자원개발과 노동자 디지털역량 함양을 위해 구성한 '필리핀역량개발기구'의 위원장으로 이같은 내용을 제안했다.

이 기구는 상공부를 포함해 고용노동부, 교육부, 농업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관광부, 고등교육위원회, 직업전문성관리위원회, 기술교육개발청 등 10개 정부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기구다. 유관 산업협회와 기업 등과 협의해 고등교육의 교육과정을 현재 산업과 시장의 수요에 적합하게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스쿠알 장관은 "교양교과는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사고방식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술이나 지식 이전에 사고방식 함양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양은 11, 12학년 고교 학생들이 대학생의 최소 3배 이상 수강해야 한다"면서 "대학에 들어가 2년 간 교양을 배우기보다 고교 때 교양을 배운다면 더 많은 필리핀인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은 과거 10학년제 초·중등학교를 국제 기준에 맞춰 12학년제로 개편하면서 11, 12학년의 2학년제 고교를 신설했다. 이때 기존 초·중등 교육과정의 일반 교과 수학 기간을 늘리기보다는 취업 혹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전문·심화 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현재 대학 교양교과는 인문학, 영어, 영문학, 역사, 수학, 과학, 사회 등을 포함하고 있다. 

파스쿠알 장관은 또 "교양교과를 대학에서 없애자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고교로 옮기자는 것"이라면서 "대학에서는 각 전공에 더 특화된 교양교육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한 예로 "건축공학도는 건물과 다리의 건축의 배경에 깔린  철학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당 교육과정이 12학년제 도입 이전의 대학 1, 2학년 교육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12학년제 도입 전에 같은 연령의 학생들이 배우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파스쿠알 장관은 교양 과목을 고교 교육과정에 편입시키자는 제안 외에도 기업들이 고졸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 자격을 변경하도록 권고했다. 

그는 "대부분의 취업 요건이 12학년제 이전의 기준에 따라 대학 학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12학년제의 목표는 전인적인 필리핀인을 양성한다는 것이었으므로, 고교를 졸업하면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리핀은 2012년부터 10학년제에서 12학년제로 전환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적용해 2018년 첫 12학년제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번 제안은 바뀐 학제에 더 적합한 교육과정으로 개편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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