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결렬, 당사자에게 듣는다] ①성기선
선거인단 수 제한, 패널티 등 다 수용했는데 "혁신연대 심판자로서 역량 부족 안타까워"
이종태 후보의 지지선언이 불법 선거운동?..."SNS 통해 투표 격려하는 것도 마찬가지"
선거인단+여론조사, 여론조사 100% 반대 "정책 알리는 과정 담는 정책배심원단 어떤가"

[교육플러스=지성배 기자] 지난 2일 경기교육감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결렬됐다. 경선인단(60%)+여론조사(40%) 방식으로 지난달 27일부터 투표 및 조사가 진행됐지만 두 방식 모두 문제가 제기되며 결국 경기교육혁신연대는 후보자를 선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언론 등을 통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정확치 않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교육플러스>는 당사자인 김거성·성기선 예비후보를 만나 어떤 일들이 진행되었는지, 문제로 제기된 것은 무엇인지,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특히 이후 단일화를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을 맞아 왜 그러한 제안들을 하는 지, 다른 후보의 제안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등을 속시원히 들어 봤다. 인터뷰 기사는 선거 공정성을 위해 동시 송출한다.

아래는 성기선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사진=지성배 기자)
성기선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사진=지성배 기자)

▲ 후보 단일화가 지난 2일 깨졌다. 인터뷰를 자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5월 2일(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4월29일)부터 사안이 발생했고 주말 내내 협의가 있었으나 결국 단일화 과정이 실패했다.

그런데 왜 실패했느냐를 두고 자기 주장들이 많고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정확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게 맞고, 다음 단계는 어떻게 해야 될 건가에 대한 의견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후보 단일화, 왜 깨진 것인가.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6인(김거성, 박효진, 성기선, 송주명, 이종태, 이한복)이 함께 해야 했는데 4인(김거성, 성기선, 송주명, 이종태)만 단일화에 참여한 게 가장 큰 문제이다.

특히 시민연대 구성 시 18개 단체가 함께 했는데 그중 4개 단체가 민주노총 산하였다. 민주노총 소속 후보가 둘이 나왔고 민주노총에서 두 사람을 자기들끼리 단일화시켜 내보내겠다고 하면서 약 두 달을 소모한 것도 큰 문제였다.

단일화 테이블 자체도 여러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규칙을 정하고 진행하는 데 중심축이 강하지 않다 보니 여러 문제들도 제기됐다. 특히 그 과정에도 매우 이해하기 힘든 규칙들도 정해지면서 서로 신뢰 기반이 약해진 것 같다.

▲ 이해하기 힘든 규칙들은 무엇인가.

우선 전체 선거인단을 15만명으로 제한하자고 하더라. 나는 반대했지만 IT 업체에서 서버 용량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서버 다운되면 자기들도 일을 진행하기 어려워 계약할 수 없다고 해서 이는 물리적인 한계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15만명 중에서 1만명을 시민사회단체로 배정하고 14만명을 후보자 4명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투표 결과 60%, 여론조사 40% 반영하는 것까지 합의했다.

그런데 또 전화가 와서 개인당 선거인단 3만5000명 제한들 두겠다고 했다. 나는 절대 못 받아들인다고 했다. 서버 문제로 15만명을 제한했으면 됐지 왜 또 개인당 3만5000명 제한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팀은 안 받았는데 나머지 세 팀은 받았다. 우리는 3만5000명을 넘기려고 노력했지만 나머지 세 팀은 모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많은 수의 선거인단을 모집할 수 있는 팀을 제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집에 한계를 두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표면상으로는 그런 얘기는 안 하지만 기본적으로 견제 심리 네 선두 주자에 대한 견제 심리가 상당히 강했다.

결국 연대에서 세 팀이 다 동의했다는 압박이 들어왔고 아무리 봐도 세상에 이런 룰은 없다고 주장하고 반대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됐다. 오른발, 왼발 다 묶고 뛰라는 것과 똑같다.

▲ 허위 선거인단에 대한 패널티도 부여했다고 하던데.

경기 지역민 여부, 경기 지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안 될 경우, 또는 투표 안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 선거인단이 참여하지만 검증은 참여 못하겠다는 경우, 의사를 표명하지 않거나 자료를 보내지 않는 경우 등을 부정한 모집 사례로 보고 캠프에서 이들에 대한 검증을 못하면 1인에 대해서 득표율의 0.1%룰 감하는 패널티를 주겠다고 하더라. 이거 엄청 센 것이다.

이걸 찾으려고 캠프에서 며칠 밤을 샜다.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선거운동을 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캠프 사무실에 앉아 명단 검증 작업을 했으니 얼마나 소모적인가.

거기에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까지 넣어야 했다. 이러한 제약 조건 속에서 자유롭게 선거인단을 모은다는 거는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받아줬다. 규칙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유불리를 떠나 합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거인단을 많이 모을수록 패널티를 받을 확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 이걸 수용하는 판단이 잘못된 것 같다.

▲ 이종태 예비후보가 성기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다. 이종태 예비후보의 선거인단 처리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이종태 후보는 투표가 시작된 지난달 27일 나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그래서 이 후보의 선거인단 폐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자 그 선거인단을 적용하면 앞에서 설명한 패널티를 내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이종태 예비후보의 선거인단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쪽 캠프에서 선거인단 검증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종태 후보 선거인단이 나에게 투표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 무리한 요구라 생각했다.

사실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되든 완료되든 나중에 이종태 후보가 제출한 선거인단 명부를 대조해서 빼면 된다. 암호화돼서 안 된다는 데 로우데이터(Raw Data)를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 투표 기간 중 지지선언을 두고 규칙에서 정한 선거운동 위반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를 두고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혁신연대에 문의하고 문제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 진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기간 중에 각 캠프에서 투표를 해달라며 자신의 얼굴을 넣어 SNS에 올린다. 문자메시지도 보낸다. 다 선거운동 아닌지 되묻고 싶다.

▲ 송주명 예비후보 직함(경력) 문제, 정확히 무엇인가.

‘단일’후보 명칭 사용이 문제의 핵심으로 알고 있는데 잘못 알려진 것이다.

여론조사에 ‘전)경기교육감 민주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썼다. 선관위에서는 언제, 어느 기관에 의해서 등이 없으면 허위경력 소지가 있다고 알렸다. 즉 시점인 ‘2018’과 주관기관인 ‘경기교육혁신연대’가 들어가야 하고 ‘민주단일후보’가 아닌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라 적어야 한다.

결국 ‘2018 경기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경기교육혁신연대)’라는 식으로 표기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앞뒤 다 빼버리고 ‘전)경기교육감 민주단일후보’라고만 써버리니 마치 민주(진보)진영 대표 주자인 것처럼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선관위가 공문을 보냈고 결국 해당 여론조사는 공표가 금지되며 무효가 됐다.

▲ 김거성 예비후보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가.

선거인단도 오염됐고, 여론조사 오염됐으니 둘 다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효진, 이한복 포함 5인이 참여하는 원샷 여론조사로 끝내자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의중에 있던 여론조사 100%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응답률 2~3%의 어떠한 신뢰도 보장되지 않는 깜깜이 여론조사로 경기교육감 진보 후보를 결정하면 본선 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기교육이라는 막중한 무게감과 의미를 상실하는 일이다. 그냥 사다리타기 하는 것과 똑같다.

▲ 후보 간 논의가 계속된 것으로 안다. 왜 합의가 안 되었다고 보는가.

후보들은 모두가 욕망의 그물 안에 갇혀 있다. 자기 유불리를 기준으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그렇다면 혁신연대가 심판으로서 기준을 갖고 결정을 해줘야 한다.

여론조사는 불법성을 내포하고 있어 무효가 됐다. 선거인단 오염됐다고 주장하지만 법적으로 문제없다. 그렇다면 선거인단만으로 할 것인지, 여론조사를 다시 진행해서 합산할 것인지 혁신연대가 결정해주든 기준을 주든 해야 하는데 후보들에게 합의해서 오라고만 한다.

어떤 기준을 주고 참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 후보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지 다시 합의하고 오라고 하면 합의가 되나. 이는 갈등만 더 부추기는 일이다.

선거라는 판에 들어와 있다. 후보자들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에 두고 심판이 심판으로서 역할을 하면 대의에 따라 깨끗하게 마무리된다.

▲ 정책 배심원단 제도와 여론조사 병행 방법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각 후보가 20명씩 정책 배심원단을 모집하고, 시민사회에서 20명을 추천해 120명의 풀을 만든다. 배심원단은 다섯 후보가 토론하는 것을 보고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1등과 5등까지 각각 가중치(1등-10점, 2등-8점....5등-2점)를 두고 배심원단의 점수를 모두 합산해 최종 후보자를 정하는 것이다.

자기 지지자들이 1등을 줬다고 해도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어떤 점수를 주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거기에 여론조사를 일부 결합해 비중을 두고 적용하는 방식이다.

12일이 본선거 등록일이다. 공보물, 유세차량 등의 준비를 위해서는 길어야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아 있다. 부족한 시간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각 후보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 송주명 후보는 기존 방식을 기준으로 한 재선거를 제안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선인단이 현재 혁신연대에 제출된 상태이다. 혁신연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제출된 선거인단 데이터는 사용할 수 없다. 선거인단들도 신뢰가 떨어졌고 벌써 지쳐있어 예의가 아닌 것 같다.

▲ 김거성 후보는 박효진, 이한복 후보가 참여하는 100% 여론조사를 제안했는데.

앞서 말했듯이 여론조사 100%는 받을 수 없다. 정책토론회나 배심원제 같은 것을 섞으면 몰라도 여론조사만으로 진보진영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안 된다.

▲ 박효진 후보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예비후보 5인 회동을 제안했다. 공동의 정책을 먼저 정하면 어떤 방식이든 수용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이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상 불가능한 제안으로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서로 토론을 하고 의견 조율하는 과정 없이 정책 조정만으로 단일화한다는 게 말이 되나.

정책은 서로가 합의를 해도 되는 것으로 단일과 과정과는 별개이다. 안 그래도 정책 단일화라고 표현해서 봤는데 도통 이해가 어렵다.

▲ 각 후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송주명 후보는 지난 18년도 단일 후보로 나와서 지금 두 번째이기 때문에 교육계 논리를 잘 알 것이다. 조금은 열린 자세로 나오길 바란다.

특히 이번 단일 후보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했으면 좋겠다. 문제를 탓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출발되기 때문이다.

김거성 후보는 여론조사 100%가 갖는 매우 비교육적인 요소를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정책 토론이나 논의를 통해 도민들 또 교육 주권자들의 네 목소리를 담아야 하는데 인기 투표 하듯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이 갖는 한계를 생각하고 정책 토론에 참여하면 좋겠다.

박효진이나 이한복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 할 말이 없다. 그분들은 지금까지 약속도 안 지켰고 기본적으로 단일화 테이블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합리적이지도 않고 도덕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 팀이 되어야 하니까 어쨌든 단일화에는 참여하길 바란다.

▲ 추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감 선거가 모르쇠, 깜깜이 선거라는 것은 분명하다. 예비 경선 과정에서 여론을 좀 더 형성하고 교육 문제에 대해 의견들을 수렴하는 과정들이 필요한데 그게 안돼서 안타깝다.

선거공학적, 기술 공학적인 어떤 틀 속에서 진행하는 이 과정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전면 수정돼야 되고 정말 교육계가 갖춰야 할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공개된 장면이 반드시 포함돼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민주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은 정책 논쟁이 치열하고 교육에 대한 철학과 정책 방향을 주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처럼 치킨런처럼 가는 방법은 전부가 망하는 길이다. 하나의 목소리로 경기 혁신 교육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같이 해나가길 바란다.

송주명 예비후보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주 안에 경기교육혁신연대와 함께 5인 단일화를 이뤄내자"고 제안했다. 5인은 김거성·박효진·성기선·송주명·이한복 예비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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