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근 청소년 지도사.
한왕근 청소년 지도사.

[교육플러스] 이주호 전 MB정부의 교육부장관이 새로운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당분간 답답한 교육계의 현실이 쭉 유지될 것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문회가 끝나봐야 되겠지만 이전 인물들처럼 듣보잡은 아니니 어렵사리 임명되기는 할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교육정책인데, 이주호 장관의 최근 동향으로 보면 새롭게 펼칠 아이템은 IB(국제바칼로레아)가 될 듯하다. 최근 들어 그가 주장했던 정책들 중에서는 그나마 신선했고 교육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니 아마도 K(I)B를 들고 나와서 새로운 교육시대를 만들자는 구호의 실천방안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여러 교육정책들이 일관된 체계를 갖고 동시다발적으로 전국 모든 학교에서 집행될 수 있던 것에 비해서 이번 IB 또는 KB는 준비과정이 복잡하고 개별학교 인증이라는 외부 요인이 상당히 까다롭다.

물론 한국적 턴키베이스 방식으로 속도를 낼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공정성 신뢰의 문제 상황에서는 무작정 빨리만 해서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특히 K(I)B는 정성평가인 대입 학종과 연계되기 때문에 학종에 대한 제도적 통제장치를 만들어야 하고, 그 부분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차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IB라는 외국의 교육과정을 들여다가 공정성에 대한 설득을 하려한다는 것이 아니겠나?

어쨌든 초중고 전과정에서 K(I)B가 도입되어 입시에서도 활용이 시작 되면 이제 경쟁은 학교들과 교육청(지지체)들 간의 싸움이 된다. 어느 시도에 K(I)B 인증학교가 많은가라는 경쟁 지표가 새롭게 생긴 것이니 다들 엄청 예산을 쏟아 붓고 학교와 교사들을 닥달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은 물론이고 지금도 지자체들마다 '교육'을 화두로 들고 있다. K(I)B라는 계량적 지표가 생기니 당연히 집중하지 않겠나?

이런 과정은 빨라야 5~10년이다. 지금도 인증을 준비하고 있거나 인증 받은 학교들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K(I)B가 새롭고 효율적인 대학 입시 창구가 된다면 다들 엄청나게 달려들 수밖에 없다. 그 실체는 이번 정부가 아닌 다음 정부에서나 겨우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긴 기간 동안 수능 입시의 모습은 또 어떻게 될까? 확대? 축소? 논술형 수능? K(I)B가 논술을 품고 있는데 상호 관계는? 등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주호가 장관이 된다면 지금 만드는 정책은 다음 그리고 그 다음 정부의 교육을 틀잡아가는 빅프로젝트가 될 수밖에 없다.

이주호 장관후보자의 행보를 단순히 보수 교육계의 경쟁교육 부활 정도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 장관 후보자는 국민이나 정치권이 K(I)B를 잘 모른다는 것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를 동시에 들고 나타날 그의 행보가 특별하게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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