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놀이 공간으로 바꾸는 간단한 방법은?

[교육플러스] 교사들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이들을 만나서 수업하는 시간 아닐까. ‘특수교사, 수업을 요리하다’는 책을 쓰면서 수업에도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레시피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특수교사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배움 욕구를 다양한 수업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에 대한 특제비법 레시피를 다각적인 접근에서 제시하고 특히나 개인의 개별성을 감각적인 접근으로 진행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특수교사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줄 수 있는 귀한 수업 레시피가 되길 바란다.

김은미  세종누리학교 교사.
김은미 세종누리학교 교사.

모든 맛집에는 그 집만의 특별 레시피가 있다. 그것은 하루 아침이 아닌 다년간의 노력으로 완성되어진다. 요리비법으로 이야기해 본다면, 특수교육도 교육이라는 기본양념에 특별한 비법을 얻어주는 마치 특제 레시피같은 존재이다.

시각이나 청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일반적인 교육 방식보다는 전체 몸의 감각을 이용하고 경험을 통해서 직접 느끼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특별히 22년간 특수교사로 근무하면서 몸으로 익힌 발도르프 교육과정과 예술활동을 학급에서 아이들과 직접 적용해 보았던 실제 수업사례를 소개하고, 특별히 이번 시간에는 아이들의 학습 환경에 영향을 주는 학교공간재구조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주제는 교실을 상상의 놀이터로 변신시켜보자는 내용이다. 이 주제의 핵심레시피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운다. 교실 공간에 비형식적 놀이적 요소를 담을 때 아이들을 놀이를 통해 상상하고 배움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 교실을 놀이터로 만들어 보자’이다.

오래전부터 놀이터 운동을 전개해 온 편해문 선생님은 “아이들은 놀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고, 그런 일환으로 전국에 놀이터 디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전국 방방곡곡 놀이터 프로젝트를 많이 하셨다.

특히 순천에 마련된 ‘기적의 놀이터’는 다양한 놀이를 아이들이 상상하고 만들고 생산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되었다.

놀기 위해 태어난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놀면서 배우도록 학교 공간을 구성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놀이터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듯, 나는 학교공간도 ‘학교교육환경디자인’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학교에 오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학생들운 학교하면 떠오르는 것은 놀이라고 대답한다. 공부하기 위해 오는 곳이라는 생각보다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학교에 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학교에는 얼마나 많은 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지, 아니면 내가 살고 있는 교실에는 얼마나 많은 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교실 공간을 어떻게 놀이 공간으로 바꾸고 놀면서 상상하면서 배움을 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왼쪽부터) 교실에 설치된 인디언텐트와 빈백, 오두막 공간.(사진=김은미 교사)
(왼쪽부터) 교실에 설치된 인디언텐트와 빈백, 오두막 공간.(사진=김은미 교사)

첫째, 교실공간에 놀이공간을 구획하자!! 이것은 아주 쉬운 공간혁신의 요소이기도 하다. 러그를 깔아준다거나 인디언텐트를 두어서 학생들이 쉼을 갖기도 하지만 놀 수 있는 공간부터 구획하자.

놀이공간을 구획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쉽게 할 수 있는 인디언텐트는 시중에서 많이 판매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난방텐트를 사서 교실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디언텐트를 두고 학생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애착 인형들을 가지고 오게 하거나,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간단한 교구들이나 감각 도구를 그 공간에 배치해 두면 학생들은 쉽게 놀이를 통해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와 애착도 형성되고 또 다른 배움의 공간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다른 형태로 놀이공간을 구획하는 방법은 오두막과 같은 이층침대 혹은 다락방을 만들어 교실 한켠에 배치는 하는 것이다.

교실에 무슨 이층침대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벙커형 침대를 두고 아래 공간을 배치해서 그 곳을 학생들과 함께 꾸미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교실 속에 또 다른 아지트를 만들어 비밀기지와 같은 느낌으로 교실에서 상상의 날개를 달 수 있다.

실제로 학급에 오두막을 만들어 학생들이 너무 좋아하고 공부를 하다가도 잠깐 놀이를 즐기면서 배움을 즐겁게 하는 경험을 갖도록 했다.

(왼쪽부터) 상담실과 복도, 교실창가가 쉼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사진=김은미 교사)
(왼쪽부터) 상담실과 복도, 교실창가가 쉼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사진=김은미 교사)

둘째, 쉼의 공간을 만들자. 우리는 대부분 교실에서는 수업을 하는 곳이어서 쉬는 시간에는 복도에서 나가서 논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업 활동을 볼 때 정적인 활동도 있지만 동적인 활동도 있고 배움과 배움사이에는 분명히 내면을 고요하게 하고 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교 교실이 늘 배움만을 하는 공간이 아닌 쉼을 생각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내면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공간을 대부분 알코브 공간이라고 이름을 지는데 동굴 같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학교에서 무슨 예산으로 이 공간을 꾸미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쉽게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간단하게 러그를 깔거나, 사물함의 위치를 재배치해서 한쪽 코너를 만든다거나 창가 쪽에 단을 높여 벤치를 만들어두는 형태이다.

러그형태는 교실 한쪽 코너에 러그를 깔아두고 학생이 쉼을 요청할 때 잠깐 환기할 수 있게 그 공간으로 이동하게 하는데 색깔 테이프로 그 공간을 별이나 동그라미, 세모 모양 등으로 꾸미며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다.

참고자료 : 특수교사, 수업을 요리하다!(매체편, 현장에서 들려주는 수업 레시피), 교육과학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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