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플러스] 교사들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이들을 만나서 수업하는 시간 아닐까. ‘특수교사, 수업을 요리하다’는 책을 쓰면서 수업에도 감칠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레시피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특수교사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배움 욕구를 다양한 수업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에 대한 특제비법 레시피를 다각적인 접근에서 제시하고 특히나 개인의 개별성을 감각적인 접근으로 진행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특수교사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줄 수 있는 귀한 수업 레시피가 되길 바란다.

통합학급에서 아이들이 함께 갖는 놀이 시간.(사진=김은미 교사)
통합학급에서 아이들이 함께 갖는 놀이 시간.(사진=김은미 교사)

특수교육환경은 요즘 이야기되는 미래교육 환경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매우 많다. 미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를 중심으로 놀이와 몰입의 경험을 자기주도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특수학급 공간을 우리반 이외의 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관계를 배우는 통합교육 환경을 꿈꿨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번 핵심 레시피는 특수학급 공간을 학교 구성원과 함께 상상하고 소통하면서 모두가 오고 싶은 교실로 만들면 통합교육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공간 레시피를 사용하고 제일 뿌듯했던 이야기는 옆 반 1학년 아이가 우리교실을 창문사이 틈으로 배꼼이 쳐다보고는 “여기 오려면 어떻게 해요?”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빵 터져 웃었던 추억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먼저 나온다.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특수학급 만들기


특수학급 공간을 모두가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신설학급예산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해 봤다. 가장 마지막에 공간을 만들고 나서 특수학급 집들이 ‘함께 라는 꽃이 피었습니다’를 기획하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을 축하의 자리에 초대했다.

특수학급 공간을 함께 꾸미고 집들이 행사를 개최했다.(사진=김은미 교사)
특수학급 공간을 함께 꾸미고 집들이 행사를 개최했다.(사진=김은미 교사)

아파트에 새로 입주하면 마치 집들이를 하는 것처럼 모든 학교 구성원과 같은 지역에 근무하는 특수교사들을 초대하였다. 이 자리에서 ‘느리게 피어나는 꽃’을 부탁드리고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지금이야 공간혁신에 대한 인식이 많아지고 환경개선사업이 아닌 공간을 혁신하고 다양한 시도를 이야기를 하지만 2018년만 해도 공간혁신이라는 용어는 생소했다. 네모난 교실에서 바닥, 벽면, 수납장 정도 짜고 특수학급 공간을 만들었을 뿐 다양하게 공간을 만드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그때 경계가 없는 배움과 삶을 중심으로 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공간으로 특수학급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일방향 강의식 수업과 약간의 모둠 책상 변형으로 토의토론 수업을 할 수 있는 일반 교실 공간보다 배움과 쉼과 놀이가 공존하는 특수학급은 배움의 경계가 없는 미래형 학습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교육부가 미래형 교실로 경계 없는 학교를 표방하는 공간을 구성한 것을 보았다. 당장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공간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특수학급, 함께 사용해요"


학생들과 특수학급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 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교실 책상과 의자 배치를 바꾸는 것이다. 늘 한쪽 칠판 방향으로 되어 있는 책상과 의자를 모두가 수평한 구조로 동그렇게 배치하기도 하고 다양한 모양으로 배치해 학생들이 앉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 교실은 모두의 교실이 되었다.

대부분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제공해 주어야 하고, 스스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도 2~3살이 되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탐색하고 주도적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다 끄집어내고 여기저기 배치하면서 무게의 대한 개념도 생기고 공간감각과 방향도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 배움을 탐색하는 경험을 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구조화하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수학급을 교사가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함께 사용하고 배우고 살아가는 공간으로 바꾸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제일 쉬운 방법이 책상 재배치이다.

우리 교실은 높은 책상과 의자뿐만 아니라 좌식 책상과 의자를 겸하고 학생들의 균형감각을 깨울 수 있도록 평균대 역할을 하는 가구들을 제작해서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수를 배울 때도 그리고 길이나 무게를 배울 때도 가구이면서 학습교구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비품들이 있었다. 이러한 교구 겸 가구들은 수업을 할 때나 게임을 할 때에도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사진=김은미 교사)
(사진=김은미 교사)

이 수업을 위한 교구 중에서 자주 사용되었던 것 중에 방석이 있었다. 다양한 색깔의 방석은 특별히 학생들과 구구단을 외울 때 몸이 움직이면서 수업을 함께 하는 재료로 너무 좋았다. 방석을 10개 바닥에 펼쳐두고 한 칸씩 옮겨가면서 1-10까지 몸으로 배우고, 2-9단을 몸으로 외우면서 ‘몸으로 배우는 수학수업’을 할 수 있었다.

김은미 세종누리학교 교사.
김은미 세종누리학교 교사.

참고자료 : 특수교사, 수업을 요리하다!(매체편, 현장에서 들려주는 수업 레시피), 교육과학사, 2021.

저작권자 © 교육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